지난 주 혼란스러운 국내 뉴스들 사이로 들어온 국제뉴스 중 유독 눈길을 끄는 뉴스가 있었다.
바로 "동성결혼"을 지지한 미국 오바마 대통령과 관련한 뉴스였다.
미국의 영화나 특히 유명한 드라마인 "섹스 앤 더 시티(Sex and the city)" 등을 통해 나오는 동성애자의 캐릭터들을 볼때면 미국은 굉장히 개방적이고 동성애자들의 낙원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사실은 그와 약간 다르다.
실제 미국내 동성애자의 수는 전체 미국 인구의 약 1.7%인 400만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어 매우 소수인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미국에서도 동성결혼이나 동성애에 대해서는 "인권"과 "종교"라는 두가지의 가치가 정면으로 출동하는 주제라 미국인에게도 매우 민감한 사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동성결혼"을 지지한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인 승부수는 지금 상황으로 봤을때 어느정도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듯 하다.
이러한 국제뉴스와 비슷한 때에 함께 같이 나온 국내 뉴스가 있었으니 바로 2008년 커밍아웃을 한 동성애자 이씨가 지난 달부터 무가지, 일간신문, 서울시내 버스 1,000대에 광고를 올렸고 이에 대해서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동성애에 대한 서울시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대한 박 시장의 답변에 대한 뉴스였다.
뉴스에 따르면 동성애자에 대해 박원순 시장은 "모든 시민은 평등하게 파별금지를 명시한 헌법과 성적지향 등 구체적 차별금지 대상을 명시한 국가인권위원회법 등에 의해 부당하게 처벌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답변하였다고 한다.
이에따라 이씨는 몇 몇 기초자치단체에 현수막 광고까지 게시하였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시민단체와 기독교단체에서는 "사회적 합의도 이뤄지지 않고 치명적인 질병과 자살률을 높이는 위험을 가진 동성애에 대해 남녀노소 누구나 사용하는 대중교통이나 거리에 게시한다는 것은 소수의 왜곡된 권리주장만을 받아들여 결국은 동성애를 부추기는 결과를 낳게 될것"이라고 비난하거나, "서울시는 동성애의 위험성과 실제 동성애자들이 겪는 고통, 장기적으로 볼때 본인과 가족, 친지들이 함께 겪는 아픔에 대해 올바른 진실을 시민들이 바로 알수있도록 조치해야한다."고 성명을 냈다.
사실 동성애에 대한 부분은 종교적인 부분이나 특히 개인의 윤리적인 부분 그리고 가족관에 대한 것에 따라 매우 상이하게 이해되거나 받아들이는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동성애 자체를 병리적인 현상으로 생각하여 치료를 하거나 영적인 부분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은 기도 등을 통해서 "치료"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미국의 팝가수 중 동성애에 대해서 찬성하는 입장인 '레이디 가가(Lady GaGa)' 가 우리나라에서 지난 4월 말 개최했던 콘서트에 대해서 특히 일부 기독교 단체에서는 명확하게 "레이디 가가는 공연 중에 기독교를 비하하고, 기독교인들을 조소하는가 하면 그녀가 공연했던 국가마다 동성애를 허용하는 법안 통과가 쉽게 이뤄진다”고 지적하며, 콘서트 반대입장을 강하게 주장하고 공연이 취소되거나 심지어는 무대가 무너지길 기도했다고 한다.
이와 같은 분위기에서 우리나라의 동성애자들은 동성애와 동성결혼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는 것이 매우 어려울수 밖에 없으며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커밍아웃 하기란 너무도 큰 용기와 각오가 필요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성적지향과 개별적 취향에 대한 권리를 권리로써 누리지 못하고 음지만을 찾아 그들만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사회적인 편견과 차별에 대항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동성애자라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을 위한 사회복지적 지원과 시스템은 거의 전무한 것이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사회복지는 종교계의 지대한 영향과 지원으로 엄청난 발전을 하였다는 것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것이며, 현재 대다수의 사회복지기관들이 종교법인 산하의 기관들이라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리고 몇 몇 기관은 특정 종교인들로 구성되어 있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동성애자와 동성결혼에 대한 사회복지적인 접근은 학문적으로나 실천적으로 접근하기 이전에 이미 개인의 또는 종교적인 윤리의 문제로 인해 시도할 엄두 조차 내지 못하거나 생각조차 하고 있지 못할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복지인은 우리사회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사회적 약자이자 소수자인 동성애자를 위해서 한가지 반드시 기억하고 다시한번 짚어야할 것이 한가지 있다.
바로 "사회복지사윤리강령"이다.
우리의 윤리강령에서 사회복지사는 "클라이언트의 종교 · 인종 · 성 · 연령·국적 · 결혼상태 · 성 취향 · 경제적 지위 · 정 치적 신념 · 정신, 신체적 장애 · 기타 개인적 선호, 특징, 조건, 지위를 이유로 차별 대우를 하지 않으며, 전문가로서 성실하고 공정하게 업무를 수행하며, 이 과정에서 어떠한 부당한 압력에도 타협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정확하게 "종교 · 성 취향 · 기타 개인적 선호 특징을 이유로 차별대우 하지 않고 공정하고 부당한 압력에 타협하지 않는다."고 적혀있다.
과연 사회복지사는 개인의 종교적 신념과 윤리강령 사이에서 어떠한 결정과 행동을 해야 할것인가?
아마도 앞으로 이러한 딜레마는 더욱 많아질 것이며, 이에 대한 판단을 요구받는 일이 많아지게 될것이다.
이러한 딜레마와 질문에 올바르고 정확하게 처신하지 못하고 그에 앞서 일관된 입장을 가지지 못한다면 사회복지사는 이 사회에 인간을 위한 그리고 인권을 위한 전문가라는 이야기를 하기 어려울 것이다.